“요즘 퇴근하고 뭐 해요?”
아마 가장 흔한 대화의 시작일 것이다. 누군가는 헬스장으로, 누군가는 드로잉 클래스나 독서 모임으로 향한다. 하루의 피로를 짊어진 몸으로도 그 시간을 지키는 이유는 단 하나, ‘일’ 말고도 나를 설명할 무언가가 필요해서다.
2024년 기준, 퇴근 후 취미를 갖고 있는 직장인은 68%. 가장 인기 있는 활동은 운동(35.7%), 독서(20.2%), 요리(13.5%), 악기나 드로잉 같은 예술 활동(9.1%) 순이다.
하지만 단순히 ‘시간을 때우기 위해’라는 이유는 줄고 있다. 최근엔 취미가 나의 정체성이고, 작은 자립의 시작이기도 하다는 인식이 커졌다.
특히 30~40대 직장인들 사이에선 ‘N잡’과 연결되는 취미도 많다. 사진, 영상 편집, 캘리그라피, 베이킹처럼 언젠가 부업이 될 수 있는 활동에 몰두하는 경우다.
하지만 모든 취미가 고상하고 화려할 필요는 없다.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거나, 동네 마트를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루틴이다. 중요한 건 나에게 맞는 속도로, 나만의 리듬을 만드는 일이다.
사실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‘일=정체성’이라는 공식 아래 살아왔다. 그래서 퇴근 후 취미를 묻는 질문에 “없는데요…”라는 말이 왠지 부끄럽게 들리기도 했다.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바뀌고 있다. 일 외에도 나를 표현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는 것을 모두가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.
어쩌면 취미는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, **‘나를 잃지 않기 위한 노력’**일지도 모른다.
오늘 하루가 어땠든, 잠들기 전 나를 미소 짓게 하는 한 가지. 그것이면 충분하다.
당신에게도 그런 시간이 있기를, 작은 취미 하나가 당신을 더 반짝이게 하기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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