세대의 눈

저녁 있는 삶, 아직도 가능할까?

리듬의 발견 2025. 4. 15. 20:1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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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때 ‘저녁 있는 삶’은 사회적 열망이었다. 퇴근 후 취미를 즐기고 가족과 식사를 함께 하며,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. 너무나도 평범해 보이는 이 소망이, 현실에선 왜 이토록 어려웠을까?

2018년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많은 이들이 기대했다. 그동안 일상이 퇴근 후 업무 카톡으로 이어지던 직장인들에게 ‘법으로 보장된 저녁’은 작은 혁명이었다. 하지만 그 효과는 제각각이었다.
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제도 시행 초기 대기업의 평균 근로시간은 연 400시간 가까이 줄었지만, 중소기업은 여전히 연평균 2,000시간 이상을 기록 중이다. 야근 없는 삶은 일부의 특권처럼 남아 있다.

게다가 2023년 이후 ‘탄력근무제’와 ‘선택근로제’가 확대되면서, 일하는 시간이 주 단위로 늘어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. 겉보기엔 유연해졌지만, 실제로는 퇴근이 더 늦어진 이들도 많다.
실제로 2030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선 **응답자의 62%가 “업무 종료 후에도 업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”**고 답했다.

하지만 분명한 변화도 있다. 야근 없는 조직을 선택하는 기준이 생기고, 퇴근 이후의 삶을 중시하는 태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.
요가나 운동, 저녁 산책, 퇴근 후 클래스 수강처럼 ‘나를 위한 시간표’를 그리는 사람이 늘었다. SNS에서는 #저녁있는삶 해시태그가 다시 살아나고 있고, 평일 저녁 취미 모임은 빠르게 마감된다.

저녁이 있는 삶이 완전히 실현되었냐고 묻는다면, 아직 갈 길이 멀다. 하지만 중요한 건 ‘그 시간을 지키고 싶다’는 마음이 점점 더 당연해지고 있다는 것 아닐까.
우리는 오늘도 그 소중한 몇 시간을 위해 노력한다. 퇴근 후에도 ‘나’로 존재할 수 있는 시간을 위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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